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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 우리나라

울릉도 자유여행 : A코스 돌아보기, 태하 해안산책로 노을 구경

by 수쟁이 2018. 11. 8.


학포에서 스노쿨링을 두어시간 하고 탈의실에서 샤워까지 마친 뒤에 시원하게 맥주를 한 캔씩 마시며 차를 렌트해 오시는 부모님을 기다렸다. 부모님은 오전에 돌핀호를 타고 무사히 독도에 입도했다가 돌아오셨는데 독도 가는 배는 뱃멀미가 울릉도 올 때보다 훨씬 심했다고 하신다. 

A코스 관음도와 연도교

둘째날은 A코스를 돌아보기로 했으니 우선 학포에서 출발해 A코스 가장 끝자락인 섬목의 관음도로 향했다. 학포에서 관음도까지는 차로 20분정도 걸렸다. 섬목에서 관음도를 잇는 다리가 연도교인데 이 다리를 건너며 볼 수 있는 경치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관음도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어른요금은 4000원, 학생 3000원 어린이 2000원.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바로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작은 섬인 만큼 섬 안에는 화장실 없음.



연도교 위로 파란 바다를 건널 수 있다.

연도교를 건너 관음도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목과 앞바다. 왜 내려다 보이냐구? 연도교를 건너서 한참 계단을 올라가야 하니까. 내 다리는 이미 전날 성인봉에 다녀오며 기력을 잃었기 때문에 이후의 모든 계단은 정신력으로 올랐다. 그래서인지 울릉도에서는 계단밖에 기억이 안난다. 



끝없는 오르막길...

이 작은 관음도에도 산책로가 조성되있는데 난 힘들어서 가까이있는 전망대1에 갔다가 조금 더 힘내서 바로 옆에 있는 전망대3까지 갔다. 전망대 1에서는 섬목의 주상절리를, 전망대 3에서는 죽도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저거ㅣ 보이는게 죽도. A코스는 관음도에서, B코스는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죽도를 볼 수 있다.



관음도 산책을 끝내고 내려오니 눈에 밟히는 식음료트럭. 시원하게 식혜 한잔씩 마셔주고 다음 코스로 이동.


노을을 보자

섬목에서 도로를 따라 다시 사동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A코스를 둘러봤다. 해질녘이 되어가는 시간이라 빨리 목 좋은 자리를 찾아서 석양 구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아침에 맑았다가 오후에 잠깐 구름이 꼈다가 저녁이 되니 다시 개기 시작했다. 구름이 흩어지는 하늘은 특히나 햇빛을 예쁜 색으로 잘 담아준다. 

현포항에 들러서 찍어준 코끼리바위. 코끼리 모양이 살아있다.

구름 사이로 내리는 햇빛.


태하 해안산책로 노을 절경

울릉도의 태하 하면 모노레일이 워낙 유명하지만 더불어서 이곳의 낙조는 울릉도의 비경중 하나라고 한다. 우리는 6시가 좀 안되서 도착했는데 태하모노레일은 이미 운행이 끝났다. 아직 낙조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태하 해안산책로는 몇년 전까지 주황색 나선형으로 된 소라계단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나선형 계단 대신 이제는 좀더 완만한 지그재그 형태의 계단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울릉도에서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신경을 쓰는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태하항에서 보이는 태하해안산책로의 계단. 울릉도의 모든 길은 오르막이다...

운행이 끝난 모노레일. 모노레일치고 가파른 경사에 조금 놀랐다. 탔으면 엄청 무서웠듯.


모노레일을 지나 본격적으로 계단을 오른다. 지그재그는 가까이 가보니 계단이 아니고 판판한 오르막길이었다. 중간중간에 울릉도의 역사에 대해 벽화를 새겨놨는데 그래서인지 올라가면서 내심 다음 벽화를 기대하게 된다.




태하 해안산책로는 말그대로 해안가 바위 위에 올려놓듯 지어놓은 산책로라서 발 아래로 울퉁불퉁 투박한 해안가 바위들이 훤히 보인다. 나같은 겁쟁이는 그게 조금 무서웠다. 

어느 정도 걷다가 멈춰서 해가 넘어가는걸 구경했다. 구름이 바다 위로 조금의 틈을 주고 둥실 떠있는 모양새라서 해가 가려져 노을의 중간과정이 생략되었다. 그래도 덕분에 빨간 해가 구름아래 틈을 지나 바다 뒤로 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쉽지만 나름의 멋이 있는 석양이었다. 

그와중에 바다 한가운데 둥둥 나룻배가 떠있었는데 노을을 구경하러 바다에 나온 듯 했다. 아주 부러워.

어두워지면 무서우니까 해가 다 넘어가기 전에 얼른 왔던 길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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