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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 남의나라/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 여행 : 와나카 호수에서 유유자적 카약킹

by 수쟁이 2018. 10. 26.

퀸즈타운 3일차. 이 날은 원래 밀포드 사운드를 당일로 다녀오려고 인터시티 버스와 크루즈를 예약해 논 상태였는데, 왕복 10시간의 버스 투어가 겁나 전날 일정을 취소했다. 밀포드사운드를 포기하고 우리는 좀 더 한적한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퀸즈타운에서 인터시티 버스를 타고 2시간 좀 안걸리는 와나카(Wanaka)였다. 설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와나카 호수 바로 앞에 인터시티 버스가 정차한다. 



퀸즈타운에 비해 훨씬 한적한 호수마을인데, 도로와 맞닿은 호숫가쪽은 길을 따라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있다. 위 사진은 작은 상점들을 구경하다가 다시 호숫가로 돌아가는 길이다. 하늘의 구름이 예쁘게도 퍼져있다. 점심으로 샌드위치와 파이를 사서 호숫가 벤치에 앉았다. 오리들이 날아들까봐 무서웠는데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한 10m 떨어져 앉은 여행객이 자꾸 빵쪼가리를 뿌리면서 오리와 갈매기들을 불러모으고 있던 덕에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새들은 없었다.  


와나카는 봄, 여름 성수기에는 퀸즈타운 못지않게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이 때는 9월 초중순이니까 아직 봄이 올랑 말랑한 겨울 끝자락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는 그냥 한가한 호수였다. 

걸어 가다가 호숫가 앞에서 카약을 대여해주는 부스가 하나 있는걸 발견했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직원 1명이 혼자 관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와나카 호수 카약 가격은 1시간에 인당 20NZD, 2시간은 30NZD였다. 우리는 1시간으로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가서 너무 아쉬웠다. 다음엔 무조건 2시간 이상 타겠노라 다짐했다. 




이름과 번호 등 간단한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결제를 마쳤으면 제일 먼저 할일은 구명조끼 입기. 그 다음에는 카약을 처음 타보는 초보자라서 노를 어떻게 저어야 하는지, 방향은 어떻게 바꿔야하는지 직원이 간단하게 시범을 보이고 연습을 잠시 시켜준 뒤에 안전수칙을 듣고 출발했다. 


카약 가운데에 수납공간이 있어서 뚜껑을 열고 소지품을 넣을 수 있다. 길다란 카약은 2인용인데 뒷자리에는 운전석처럼 페달이 달려있어서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뒷자리에 앉은 사람이 감을 못잡으면 영영 돌아올수 없다. 


방향치인 내가 뒤에 앉았지만...일단 고. 출발했다.

 

티없이 맑은 물결... 

자세히 들어보면 약간 덜덜거리는 모터소리가 나는데 이는 놀랍게도 물가에 앉은 오리가 내고있는 자연의 소리다.


깨끗하게 반사되는 호수와 맑은 물소리... 세상에 이런 여유를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싶다.




처음 타보는 카약은 물에 빠질것 같은 두려움 반, 여유로운 즐거움 반이었다. 순수하게 노를 저을 뿐인데 생각보다 빠르게 물살을 가르고 앞으로 나갔다. 호수는 엄청시리 깨끗하고 투명했다. 

1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려서 아쉬웠다. 노 젓는게 서툴러서 혹시 카약에 물이 차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신발이나 옷이 젖을 정도로 튀진 않았다.


남는 시간은 따듯한 카페에 들어가서 플랫화이트를 마시면서 그윽하게 호숫가를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다시 퀸즈타운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세계 최초의 번지점프 명소가 있는 카와라우 강을 끼고 달린다. 청녹색의 강물이 어찌 저리도 고울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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